원고지/자기 배려의 기술

육체의 리듬

공부를 합시다 2021. 4. 7. 14:20
반응형

오랜만에 체육관에 갔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이전까지만 해도 하루 일과 중 마지막은 대개 운동이었다. 적어도 일주일에 서너번은 체육관을 방문해 운동을 하고 샤워하고 집으로 오면 그날 하루가 끝났다. 그런데 지난 달 초 코로나가 심각해지면서 거의 한달 반이 넘도록 체육관을 가지 못했다. 그러다 거리두기 완화 소식을 듣고 방문.

오랜만에 방문하는 체육관이 반갑다. 매서운 밤바람을 뚫고 가본 체육관은 첫날이라 그런지 한산하다. 그래도 이게 얼마만인가. 거의 한달을 나는 근력 운동과 담을 쌓고 있었다. 물론 운동은 걷기로 대신하고 있었지만. 오랜만에 하는 근력 운동이 힘든 것은 어쩔 수 없다. 과거에 가뿐히(?) 들었을 중량이 힘들다. 몸무게는 변함이 없지만, 이래저래 근력은 예전과 같지 않나보다.

첫 운동은 길어봤자 1시간으로 끝났다. 만약에 샤워시간까지 허용됐다면 조금 길어질 수도 있었겠지만. 운동의 백미는 운동 후 샤워다. 가뿐한 몸을 씻는 기분이 좋아서다(물론 집에서 샤워할 수 있지만, 운동 직후 체육관 샤워가 좋다). 그러나 그런 기분을 느끼려면 조금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아직은 확진자수가 500명 안팎을 왔다갔다하니 그 시간은 봄이 되야 찾아 올 듯 하다.

운동이야말로 좋은 리듬을 유지하기 위한 필요 조건이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나의 경우 리듬이 깨진다. 내가 체육관을 다닌 시간도 벌써 10년 정도가 흘렀다. 솔직히 20대에는 운동과 거리가 먼 삶이었다. 그냥 세끼 잘 먹고 잘 자고 화장실 잘 가면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30무렵 갑자기 늘어난 병원 방문 때문에 살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선택한 곳이 다름아닌 체육관이었다. 과거에는 굉장히 근육질 몸을 가지고 싶어서 열심히 운동한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적절한 체중 관리와 컨디션 조절이 목표다. 따라서 무리한 운동은 더 이상 나의 목표가 아니다.

일상에서 좋은 리듬은 지켜가야 할 루틴이다. 운동뿐만 아니라 어떤 일상은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실천해야 할 목록이다. 사실 체육관 금지가 지속되었을 때 나는 굉장히 불만이 많았다. 시간 단축이야 그러려니 했지만, 아예 영업 금지를 실시하니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어서다. 그래도 걷기와 같은 일상에서 해법을 찾아 애써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었다.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일상의 소중함이 다시금 느껴진다. 마스크 없이 걷는 시절은 언제 올까? 올해는 기약이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조금씩 돠찾은 일상에 만족하련다. 꽃은 다시 피리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