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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공부를 합시다 2021. 3. 31.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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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 노하우를 고민할 때마다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는 생텍쥐페르의 <어린 왕자>에서 어린 왕자와 여우가 만나는 장면입니다. 여우는 어린 왕자에게 자신을 길들이기 위한 방법을 소개합니다. 상대방에게 관계를 맺는 방법을 친절하게 먼저 알려준다는 설정이 웃깁니다. 여우도 어린 왕자에게 마음이 있었나 봅니다. 여우가 알려주는 관계 맺는 노하우가 무엇인지 알아볼까요. 짧게 그 대목을 옮겨 봅니다.

“친구를 가지고 싶다면 나를 길들이렴.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어린 왕자가 물었다.

"참을성이 있어야 해."

여우가 대답했다.

"우선 내게서 좀 멀어져서 이렇게 풀숲에 앉아 있어.

난 너 를 곁눈질해 볼 꺼야.

넌 아무 말도 하지 말아.

말은 오해의 근원이지.

날마다 넌 조금씩 더 가까이 다가앉을 수 있게 될 거야......"

이 이야기를 상기할 때마다 저는 두 가지 대목이 눈에 띕니다. 첫째, 관계를 맺기 위한 조건을 말하면서 사용하는 “길들인다”라는 표현입니다. 프랑스어에 문외한인지라 이 표현의 원어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지만 “길들인다”는 표현을 사용한다는 게 굉장히 낯섭니다. 왜냐하면 보통 이 표현은 고양이나 개 등 동물에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길들인다”는 표현은 이 관계가 평등하지 않다는 것을 넌지시 보여줍니다. 누군가가 일방의 관계를 맺고 그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게 아닌가 의심스럽습니다.

둘째, 길들이기 위해서 처음부터 가까이 다가오지 말라는 여우의 조언입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은 가슴 설레는 일이기도 하지만 굉장히(?) 스트레스 받는 일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시절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저는 굉장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낯선 친구, 선생님을 만나는 일이 고역이었기 때문이죠. 물론, 조용조용하던 성격도 한 몫했습니다. 그러나 여우의 말처럼 천천히 멀리서 다가오라는 조언을 알았다면 많이 도움이 되었을 듯합니다. 여우의 조언은 관계의 접근방법을 얘기하죠. 멀리서 가까이 천천히......

나이가 들면 인간관계 맺기가 쉽지 않습니다. 과거 학창시절 친구조차 일년에 한두번 만나면 많이 만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결혼을 했고 자신의 영역에서 바쁘게 살아가기에 연말 연락이 다입니다. 대부분 인간관계는 일 때문에 성사가 되는데 어릴 때만큼이나 친밀한 관계는 맺기 힘들죠. 오히려 항상 긴장감을 갖고 만나야 하는 사이라 거리를 좁히기 힘든 게 현실입니다. 그러나 거래를 위해서는 그 거리를 좁혀야 합니다. 여우가 전하는 이야기를 생각할 때마다 저는 그 관계의 방법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일방의 관계가 아니라 호혜의 관계를 꿈꿉니다. 설령 그런 관계는 꿈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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