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낙서장

동물 농장

공부를 합시다 2021. 4. 5.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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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얼마나 오랫동안 텔레비전을 시청하시나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이 주류가 된 요즘 텔레비전과 같은 올드 미디어는 너무 구식이 되어버렸습니다. 예전 영국의 밴드 퀸이 텔레비전 시대 밀려나는 라디오를 안타까워하는 노래를 불렀다면, 오늘날에는 유튜브에 밀려나는 텔레비전을 아쉬워하며 노래를 불러야 할 거 같습니다. 이제 텔레비전처럼 일방향의 미디어는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유튜브처럼 피득백이 오고가는 미디어가 대세인 시대로 바뀌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채널을 즐겨 시청하시나요? 유튜브에서 가장 좋아하는 채널은 SBS <동물농장>과 협업하는 <애니멀봐>입니다. 거의 매일 아침 한 번, 저녁 한 번 이 채널을 시청하는 게 습관이 되버렸습니다. 거기에 더 나아가 일요일 빠른 9시 30분에 눈 비비고 일어나 <동물농장>을 시청하는 웃지 못할 습관도 생겨버렸습니다. 일요일 오전을 특별한 일이 없는 오전에 <동물농장>과 MBC <서프라이즈>를 보는 게 낙이죠.

최근 뉴스에서 유튜브 <애니멀봐> 채널의 인기를 소개하는 기사가 실렸습니다(https://entertain.v.daum.net/v/20190717165529042). 기사에 따르면 유튜브 통계사이트 ‘소설블레이드’에서 <애니멀봐>의 구독자수가 170만명에 이르고 동물 콘텐츠 분야에서 전세게 4위에 랭킹되었다고 전합니다.(우아!) 동영상에 따라붙은 수많은 댓글을 보면 한글뿐만 아니라 외국어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한국에서만 사랑받는 콘텐츠가 아니라 전세계에서 좋아하는 채널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사는 곳은 달라도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다 비슷한가보다라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순간이죠. 그런데 왜 <동물농장>, 아니 <애니멀봐>, 또는 <동물농장>×<애니멀봐>는 인기몰이를 하고 있을까요?(<애니멀봐>는 일요일 <동물농장>과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첫째, 동물 캐릭터가 주는 힘이 있습니다. <애니멀봐>에서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라 동물입니다. 그런데 KBS의 <동물의 세계>와 비교해 보면 <애니멀봐> 주인공의 모습이 차이가 납니다. <동물의 세계>는 해외 다큐멘터리를 주로 소개하는데 이들 주인공은 사자, 코끼리 등과 같은 정말 대자연(?) 속 동물입니다. 그런데 <애니멀봐>의 주인공은 대부분 우리 주변 어딘가에서 자주 쉽게 찾아볼 개, 고양이 등이 다수입니다. 화면 속 그들이 퇴근하며 오고가다 주변에서 튀어나올 듯합니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피사체와 거리를 좁히는 데 <애니멀봐>의 동물 캐릭터는 유리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셈입니다. 쉽게 찾아볼 만한 동물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선택했다는 점이 <애니멀봐>는 전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이유입니다.

둘째, 이야기가 재미 있습니다. 자매 프로그램 <동물농장>을 재편집하는 <애니멀봐>는 주로 시청자의 제보로 동물이 출연합니다. 그런데 이들은 각자 사연이 있습니다. 동물 캐릭터의 미스터리를 추적하며 이야기가 전개되기에 재미가 있습니다. 게다가 끝에서는 감동까지 선사해 우리를 눈물짓게 합니다. 이른바 이야기가 주는 힘을 잘 이용하는 채널입니다. 여기에 더해 유튜브 채널이라는 미디어에 맞추어 짧게 편집되어 스낵처럼 소비할 수 있습니다. 정말로 <애니멀봐>는 ‘스낵 컬처’입니다. 중간에 농땡이 하다가 보기 좋은 콘텐츠죠. 이런 사실만 봐도 <애니멀봐>는 정말 유튜브시대에 걸맞는 콘텐츠인 듯합니다. 호감가는 소재와 이야기의 힘에 이끌려 전세계인이 즐기는 만인의 콘텐츠로 순항하고 있는 거죠.

마지막으로 <애니멀봐>의 흥행의 숨은 조력자는 뭐니뭐니해도 ‘미친’ 자막입니다! “미쳤다”라는 표현이 딱맞을 정도로 댓글을 읽다 빵 터집니다. 게시판 글에는 이 자막 작업자를 향한 칭송이 심심치 않게 보입니다. 월급을 더 줘야한다는 요구에서 보이듯 편집자의 하드캐리에 다들 감탄합니다. 동영상 제목에서 중간 자막에 이르기까지 어떤 채널보다도 센스가 돋보입니다. 자막 때문에 웃겨서 본다는 네티즌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해외 시청자를 위해 영어, 스페인어, 독어, 불어 등 15개 언어로 서비스가 된다니 이 정도면 흥행이 안 되는 게 이상할 정도입니다.

여러분들, 오늘 무엇을 보실 겁니까? 아직 선택하지 못했다면 유튜브버스의 스타 <애니멀봐>를 적극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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