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와 글쓰기/글쓰기

목소리 없는 글은 가라

공부를 합시다 2023. 6. 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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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각자의 개성을 지니듯 글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주장한다. '글은 개성이다!'🔊 그러니 나는 자기 멋대로 글을 쓰는 게 가장 좋다고 믿는다. 그럼에도 블로그는 종종 개성을 잊기 쉬운 장소다.

 

블로그를 검색을 위한 창구로만 사용한다면 문제가 발생한다. 가장 대표적인 글의 사례가 '~방법'이라고 제목을 단 리스티클(listicle)이다. 단순한 방법을 소개하는 글은 겉으로 유용할지 모르나 어떤 색깔도 없는 글이다. 정말로 무색∙무취∙무미의 글인 셈이다.

 

이런 글에 영혼이 있을 리 없다. 중요한 것은 검색을 유도하고 체류를 길게하기 위한 기술밖에 안 남는다. 물론 독자가 얻을 게 있다면 다행이다. 그러나 그런 글은 대개 수박 겉핡기에 그친다. 이런 글을 굳이 인간이 쓸 필요도 없다. 기계가 정보만 간추려서 작성하면 그뿐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정말로 걱정해야 할 것

그렇다고 나는 웹에 글을 쓸 때 어떤 기술이 필요치 않다고 주장하고 싶지 않다. 자신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글을 디자인할 방법은 얼마든지 환영이다. 🎉 내가 정말로 걱정하는 글은 바로 스타일이 없는 글이다. 모든 글은 그 사람의 개성을 보여준다. 설령 짧은 글일지라도 말이다. 혹시라도 이를 확인하고 싶다면 자신이 잘 아는 사람의 글을 읽어보라. 그 사람의 목소리가 느껴질 거다.

 

글의 개성 또는 스타일은 글쓴이의 목소리다. 종종 웹 글쓰기에서 다뤄지는 '보이스'란 개념이 바로 이것이다. 누군가 친절하게 쓰라고 말한다면 글쓴이의 인간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다. 모든 글은 정보를 전달하든 아니든 유용해야 겠지만 이와 함께 독자를 인격체로 대우해야 한다. 뼈와 살을 지닌 사람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독자다

이를 위해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편지를 쓰듯 글을 써보라는 것이다. 불특정한 익명의 누군가를 위해 글을 쓴다고 생각하지 말고 당신이 아는 누군가를 떠올리면 훨씬 수월해진다. 그러면 좀 더 친절하고 이해하기 쉬운 글이 탄생할 것이다. 모든 글에서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뭐니뭐니해도 독자다.

 

독자를 생생하게 그릴 수 있다면 글은 훨씬 제 갈길을 잘 찾아 갈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종종 예비적인 독자에게 이름을 붙여보곤 한다. 특정한 직업, 나이, 성별 등의 독자를 상상하기 보다 이렇게 구체적인 이름을 붙이면 바로 옆에 있는 사람에게 설명하듯 글을 쓰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글의 보이스와 톤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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