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낙서장

나란 사람은 말이야

공부를 합시다 2023. 3. 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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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머리말에 자기소개를 고민하다 정체성을 고민했다. '나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대개 이곳 블로그를 포함해 SNS에 간략한 자기소개는 대개 하는 일을 쓴다. 보통 자신이 속한 직장을 표기하거나 직업을 쓰거나 직책을 쓰는 그런 식이다. 그런데 지난 10년간 직장에 속하지 않았던 나는 그럴 때마다 애매한 처지에 있었다. 사업을 한다고 하나 거의 폐업 수준이니 상호를 공개하는 것도 꺼림칙했다.


 
내가 내린 결론은 그래서 대개 추상적인 자기 소개였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곳 블로그 자기소개였다. '읽고 말하고 쓰고 듣는다'와 같은 식이었다. 이런 문구를 적은 이유는 내가 수년간 중점적으로 해온 일이라곤 대학원에 다니면서 공부한 게 다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간간이 강의를 이어갔으니 틀린 소개도 아닌 셈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저런 소개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까닭에 나의 블로그 대문의 소개는 현재 이 블로그에서 작성하는 글의 성격을 소개하고 나의 일을 언급하는 식이다. 그래서 현재 나는 연구자이자 강연자, 그리고 작가라는 정체성을 공개하고 있다. 일상적인 나의 일과를 살펴보면 오전에 트레이딩, 그리고 오후에 연구, 그리고 글쓰기이다. 그렇게 따지면 정확한 나의 정체성은 거래자, 연구자, 작가일 것이다. 다만 개인 투자는 본업이라 소개한 연구자와 강연자, 그리고 작가에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기에 생략하고 있을 뿐이다.


 
내가 가장 중점적으로 고민하는 문제는 어떤 운동이다. 거래를 하니 일차적 관심사는 가격 행동과 같은 운동이고, 다음 관심사는 영화와 같은 영상문화 속에서 대중의 욕망과 같은 운동이다. 이와 함께 자기배려의 기술처럼 철학적 실천을 위한 운동 또한 관심사이다. 이런 관심 모두 내가 어떤 변화를 바라고 실천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나란 사람은 만들어진 정체성보다는 만들어갈 정체성에 관심 있다.


 
이렇게 따져 보니까 나는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다. 적어도 그 까닭에 쉽게 포기하지 않고 어떤 과제를 끝까지 물고 늘어질 사람이다. 결국 나란 사람은 이 블로그 제목마냥 공부를 좋아 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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