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문화 비평

짝짓기 예능의 어떤 막장

공부를 합시다 2023. 11. 2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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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짓기 예능의 명과 암

짝찟기 예능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내가 보기에 짝짓기 예능은 가성비가 좋은 프로그램이라 과거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환영받을 포맷이다. 그럼에도 종종 짝짓기 예능은 논란을 불러온다. 아무래도 일반인들이 출연한다는 사실 자체가 리스크다. 아무리 검증을 한들 그들의 사생활을 어떻게 알겠는가. 그러니 예능 섹션에 짝짓기 예능 출연자들의 얘기가 기사화되는 일은 무리가 아니다. 오로지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서 말이다.

 

오늘도 뜬금없는 짝짓기 예능 출연자 기사로 도배가 돼있다. ENA가 SBS플러스가 공동 제작하는 <나는 솔로> 16기 출연자들 사이 주고받은 문자가 문제였다. 여성쪽은 '음란 대화'를 문제삼았고, 남성쪽은 '성인 대화'라고 주장한다. 솔직히 나는 그들이 어떤 대화를 나눴건 관심이 없다. 본명도 아니고 예명으로 거론되는 그들의 언행을 볼 만큼 한가하지 않기에. 그럼에도 나는 이들의 막장극을 즐기는 대중의 태도가 흥미롭다 못해 웃음까지 나온다.

 

어떤 싸움 구경

누군가 그러지 않은가. 불구경이 가장 흥미롭다고. 마찬가지로 타인과 싸움을 구경하는 일 역시 즐겁다. 우리 모두 약간은 가학적인 면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자. 우리가 막장 드라마를 보는 이유도 다 여기에 있지 않은가. 서로 고성이 오가고 전혀 경험해보지 못할 신세계를 이들은 인도하니까. 말이다. 그러니 그 막장에 눈길을 돌릴 법하다. 저 예능의 영숙과 상철의 대화도 마찬가지다.

 

해당 예능을 출연할 때보다 출연 이후 더 화제가 되는 것을 보니 이 프로그램은 그만큼 시청률을 보장한다. 솔직히 나도 한밤 중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다 재방송을 볼 정도였다. 방송 패널과 시청자 모두 훈수꾼으로 만들어 몰입시키는 프로그램이다. 그토록 간절하게 짝을 찾길 원하는 출연자들을 보고 있으면 어떤 식으로든 참견을 하고 싶다.

 

그 남자 그 여자 사정

그들 사이 어떤 일을 벌이건 방송 이후는 그저 그들 사정이다. 그런데 SNS를 뒤져서라도 이렇게 화젯거리를 만드는 미디어를 보고 있노라면 '세상 무섭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저들이 정말 짝을 찾기 위해 방송 출연을 결심했는지 아니면 다른 목적으로 나왔는지 모른다. 그런데 일단 방송에 출연했다는 이유만으로 종영 이후에도 구경거리로 만드는 것은 끔찍하다. 게다가 떡 하니 사진을 뿌리면서 말이다.

 

어차피 성인남녀의 일이니 그들이 비난을 하건 고소를 하건 그들끼리 해결하도록 냅둬라. 막장극은 텔레비전 드라마로 충분하다. 세상에는 중요한 일은 너무나 많다. 그럼에도 잠시 웃음을 준 그대들에게 고맙다. 새삼 세상에는 각양각색의 인간들이 많고 어떤 인간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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