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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소 2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해소할 것인가?

고르디우스의 매듭. 고대 소아이시아 프리기아 왕국의 고르이온에 있었다는 전설의 매듭이다. 고르디우스의 왕위를 이어받은 미다스는 아버지의 마차를 신에게 바치며 복잡한 매듭으로 묻었다고 전한다. 그 뒤 이 매듭을 푸는 자가 왕이 되리라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다음 얘기는 잘 알다시피 알렉산더 대왕이 그 매듭을 칼로 끊어버렸다는 결말. 나는 가끔 저 얘기가 생각난다. 알렉산더 대왕은 정말 문제를 해결한 걸까? 내가 생각하기에 알렉산더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다. 정확히 얘기하면 그는 문제를 회피했다. 그리고 자기 식대로 문제를 재설정했다. 알렉산더 대왕은 굳이 문제를 풀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정복자인 왕이 뭐하러 피정복자의 난제를 풀어야 한다는 말인가. 게임의 규칙을 따르기보다 다른 룰을 만들면 그만일 텐데. ..

원고지/낙서장 2024.06.13

글쓰기는 무의식을 드러낸다

어제 불안이 갑자기 엄습해왔다. 정체를 알지 못하는 이상야릇한 감정 때문에 퇴근하는 길이 괜스레 우울해졌다.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이게 무슨 일인가. 따갑게 쬐이던 햇볕도 잠잠해지는 이 즈음 선선한 바람에 기분도 좋아져야 하건만 그렇지 않았다. 저녁식사 이후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서 그 정체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다음 날은 말짱하게 우울감이 사라졌다. 그래도 질문은 남았다. 대답은 어디에 있는가? 불안의 정체를 알기 위해 내가 선택한 방법은 글쓰기다. 왜라는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지금 나는 글을 쓴다. 처음에 답은 알지 못해도 쓰다 보면 해답을 알 듯하기 때문이다. ​ 글쓰기는 겉보기에 의식적인 작업이지만, 쓰기는 이미 활동 전부터 시작된 무의식 작업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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