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쓸모? 대학과 대학원까지 철학을 전공한 나는 항상 불만족스러웠다. '이 놈의 철학이 대체 무슨 쓸모란 말인가.' 이유는 단순했다. 거창한 가치를 갖다 붙여도 학교 밖에서는 무력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나마 대학원에서는 관심 주제를 공부하기는 했으나 그 또한 삶의 문제를 실제로 해결해주지 못했다. 이처럼 철학을 학부와 대학원까지 공부한 이조차 그 쓸모를 고민하는데 일반인은 어떠하겠는가. 그나마 한때 '인문학의 위기'니 많이 떠들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런 소리조차 나오지 않는다. 위기를 외치던 시절도 그 내면을 보자면 학교에 적을 둔 선생들의 위기였지 인문학 자체의 위기는 아니었다. 문제는 언제나 밥벌이였다. 자리를 잡은 교수야 그나마 다행이지만 학교에 생활을 위탁한 연구자들에게 정말 위기였던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