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년간 나는 공부만 하고 지냈다. 늦깍이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 좀 해볼까하다 코로나가 터졌고 그 이후 이래저래 쉰다는 핑계로 시간만 흘렀다. 그래도 쉰다는 게 내게는 공부니 아예 비생산적인 시간은 아니었다. 다만 경제적 활동을 중단하고 있었으니 나의 통장잔고가 거의 바닥을 드러내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자신을 탓할 겨를도 없이 요즘은 나의 일과는 대다수 먹고 사는 걱정이다. 이런 염려 속에서 가장 심각하게 다가웠던 현실은 내 나이였다. 구직, 말 그대로 취업을 하자니 젊은 나이도 아니니 막당한 자리가 없었다. 게다가 앞서 말했듯이 내가 직장을 다닌 시간이 가물가물할 정도가 되버린 지 오래다. 수년전에 작은 사업이라도 해볼 심산으로 호기롭게 도전했던 이유탓이다. 그나마 잘 됐으려면 좋았건만 행간에서 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