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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3

어떤 문자

일주일에 몇 번은 긴급 재난문자가 온다.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는 폭염을 주의하라는 문자가 오는 식이다. 그런데 유독 내 눈길을 끄는 메시지가 있다. 바로 사람을 찾는다는 긴급한 알림이다. 무심코 지나칠 수는 있지만 어떤 가족에게는 정말 중요한 일이기에 꼼꼼이 그 내용을 확인하곤 한다. 그런데 문득 이들 문자 내용의 공통점이 눈에 띄였다. 바로 잃어버린 사람들의 나이대였다. 때때로 20대 미만의 미성년도 있지만 많은 경우 60대 이상의 고령 노인이 많다. 이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노인이 실종되는 경우는 추정컨데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들일 것 같다. 그런데 이런 문자가 요새 자주 날라온다. 나이가 든다는 게 반드시 여유롭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시대가 아니다. 경제적으로 문제를 안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건강..

원고지/낙서장 2023.07.05

낯선 방문

'이웃 사촌'. 이 말만큼 낯선 단어가 있을까. 솔직히 나는 옆 집에 누가 사는지 정확히 모른다. 그저 소음으로 그들의 존재를 알 뿐이다. 혹시라도 복도에서 마주치면 가벼운 목례만 할 뿐 그들 사정에 관심 갖고 살지 않는다. 이런 일이 꼭 나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이웃이란 소음으로 그들 삶의 인기척을 알릴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처럼 혼자 사는 이에게 이웃이 그렇게 신경 쓸 사람들인가. 어느 주말 토요일 아침이었다. 갑자기 대문 벨이 울렸다. 느긋한 아침을 즐기던 나는 무슨일인가 싶어 황급히 문을 열었다. 그런데 순간 나는 짜증이 났다. 옆집 할아버지의 얼굴이 내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최대한 예의 바르게 방문 목적을 묻자 그 노인은 그냥 궁금해서라는 맥빠진..

원고지/낙서장 2022.10.11

노인들의 후회

살다보면 핑계가 많아진다. 돈이 없어서, 나이가 많아서, 가족 때문에 등 이런저런 이유로 하고 싶은 것을 못하고 산다. 물론 자신의 욕망을 적절히 제어하고 줄이면서 사는 게 나쁘지는 않다. 조금 부족한듯 살면서 순간순간의 의미를 찾는 삶도 가치가 있다. 그러나 ‘정말로’ 하고 싶은 삶을 못 살고 노년을 맞이한다면 어떨까? 아마도 지나간 시간을 애석해하고 한번 해볼껄하며 속으로 그 시간을 그리워하지 않을까. 실제로 노인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해보면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일이 뭐냐고 묻자 해본 일이 아니라, 해보지 못한 일을 일순위로 뽑았다고 한다. ​ ​인생이란 그렇게 보면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야 할 이유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새 나이든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노년에 접어들어 과거를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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