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우리는 거래를 한다. 시장에서 물건을 흥정하고, 연봉 협상이라는 이름으로 의례적 연봉 조정을 하고, 임대인과 임대료 인상을 논의한다. 이런 사례에서 거래란 가격을 중심으로 벌이는 협상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그런데 협상이라 할 때 꼭 가격이란 꼬리표가 붙지 않아도 괜찮다. 이른바 가치를 놓고 벌이는 흥정은 모두 협상이다. 가령 심부름을 핑계로 아이가 어머니에게 자신의 소망을 말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데 여기서 질문을 해보자. ‘공정한 협상이란 가능한가?’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현실에서 공정한 협상 따위는 없다. 우선 모든 협상에서 힘의 우열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공정성이란 단어는 협상에서 힘을 가진 사람이나 진영의 “시혜”나 “배려”라고 불러야 할지 모른다. 그런데 이런 단어는 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