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문화 비평

미래는 어디에?

공부를 합시다 2024. 7. 2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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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예견하는 일은 힘들다.

 

솔직히 말해 누군가 미래를 예측한다고 말한다면 뜬구름 같은 소리라 믿는다. 그래서 누군가 입에서 '앞으로 이렇게 될거야'라는 말을 들으면 적당히 걸러 듣는다. 그만큼 불신이 크다.

 

오늘도 모르는데 내일이라니.

 

그럼에도 천리안이 있다면 미래를 예측하고 싶다.

 

최근 와이어드의 편집자였던 케빈 켈리의 <5,000일 후의 세계>를 읽었다. 강의 준비 때문에 읽었는데 앞서 고백했듯이 약간의 선입견이 있었다.

 

적당한 허풍이 동반된 미래 기술서라 생각했다. 이 책의 1~4장은 미러월드를 중심으로 한 AI 진화를 다룬다. 이 부분만 읽었다면 나의 선입견은 확신으로 굳어졌을 거 같다. 그러나 이 책의 백미는 미래 에측이 아니라 예측의 근거를 다룬 5~6장이다. 과연 켈리는 어떻게 미래를 예측했나?

 

켈리의 예측 근거는 다음과 같은 말에 함축되어 있다. "테크놀로지에 귀를 기울이면 미래를 알 수 있다." 이 진술에서 켈리의 기술결정론적 시각이 듬뿍 배겨져 있다.

 

마치 생물처럼 기술을 대우하며 지위(?)를 부여한다.

 

예측의 출발은 기술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것이다.

 

비유적으로 썼지만 비주류 사람들의 기술 사용을 관찰하라는 소리다. 이때 젊은층이나 하위계급의 사용이 주목 대상이다.

 

일종의 비공식적 사용이야말로 기술의 향방을 볼 수 있는 단서라고 켈리는 생각한다. 기술결정론자라고 스스로 인정하는 그에게조차 모든 기술이 좋지는 않다. 51%가 좋다면 49%는 나쁘다. 아마도 비주류의 기술 사용은 선용보다는 오용(내지 악용?)이 많을테니 그런 반동이 기술의 운동에 영향을 끼칠 것이다.

 

가령, 인터넷의 도래로 생겨난 게임의 확산이나 포르노와 같은 성인물의 유포는 예상치 못한 기술 사용의 예일 터이다. 이런 부작용에 켈리의 처방은 단순하다. '더 좋은 기술로 나쁜 기술의 부작용을 막자!'

 

기술결정론에 더해 기술낙관론이라니, 이쯤에서 저자의 주장이 너무 과한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과감한 주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관찰은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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