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문화 비평

낙서 테러 왜 하는가?

공부를 합시다 2023. 12. 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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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테러

 
테러란 무력을 사용, 공포를 조장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시도이다.
 
오늘날 테러는 반드시 정치적 목적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때로는 경제적 목적을 위해 테러를 행한다. 이런 행동의 효과는 오로지 돈이다.
 
그러나 돈보다 더 중요한 단계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주목이다.
 

주목의 효과

 
경복궁 담벼락 낙서가 화제다. 그냥 단신으로 넘어갈 이 뉴스에 주목한 이유가 있다.
 
바로 낙서의 내용이다. 뉴스에 따르면 "영화 공짜"라는 문구와 함께 사이트 이름이 적혀있다고 한다. 아마도 불법 공유 사이트일 것이다. 상업적 목적을 위해서는 유입을 늘려야 하는데 그들이 선택한 방법이 낙서다. 그것도 공공장소에 말이다.
 
그들의 일차적 목적은 달성된 것 같다. 실시간 검색에 '낙서 테러'가 오르내리고 있으니 말이다.
 
테러범은 원하는 결과, 바로 주목을 얻었다.
 
그러나 주목 이후 돈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일이 너무 커졌다. 문화재 낙서를 누구도 동의할 리 없다.
 
강추위가 매서운 요즘 수십명의 사람들이 고생을 한다. 인력 낭비, 돈 낭비인 셈이다. 게다가 수많은 CCTV가 범인을 찾는데 과연 그들의 행위가 완전 범죄가 될 것인가. 관심을 얻은 만큼 사회적 공분도 크다. 주목의 역효과를 간과한 셈이다.
 
그래도 그들은 이 사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잘 아는 이들이다.
 
우리 사회는 주목 사회다.
 

주목의 양면

 
주목이야 말로 돈과 같은 재화를 얻는 수단인 셈이다.
 
인터넷과 같은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회에서 주목은 과거보다 손쉽게 얻어진다. 물론 그만큼 휘발성도 강하다.
 
주목을 얻기는 쉬워도 유지하기는 힘들다. 사람들은 더 자극적인 것으로 눈을 돌릴 게 뻔하다. 그런 점에서 저 낙서 테러를 벌인 범인은 간과한 게 있다. 한번의 낙서 테러로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그 정도로는 하루 이틀 정도의 해프닝 거리로 그친다는 사실을.
 
당신들의 낙서 테러는 실패다.
 
이제 주목의 대가로 형벌의 시간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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