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든다는 것은 단순히 흰머리가 나거나 주름이 늘어나는 노화로만 이해되지 못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한살한살 먹어간다는 것은 무엇보다 감각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무감각(?)까지는 아니라할지라도 주변의 사건에 별다른 감흥이 없다. 새롭지 않으니 감각의 민감도가 훨씬 낮다. 누군가 인생을 태어나 살다 사랑하다 죽는다고 하는데, 나이가 들면 사랑의 대상이 점점 줄어든다. 아무래도 경험도 쌓이고 좋은 것 나쁜 것을 구별할 정도의 식견이 생겼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제는 해야 할 것보다는 하지 못할 것을 세는 게 편해졌다. 자리를 잡았다는 의미인데 그것은 변화가 없다는 뜻이다. 이때 좀 더 감각을 살릴 묘수가 필요하다. 주변 사물에 너무 민감한 것은 문제라지만 그렇다고 목석같이 늙어 죽을 생각은 없기 때문이다. ..